[알리보TV.경제新聞 = 정경순 기자] 대구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를 지향하며 론칭한 카페 '그린그루브'가 지역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7월 경북대 북문 근처에 문을 연 그린그루브 1호점(경북대점)은 테이블이 2개뿐인 작은 공간임에도 친환경 분위기가 물씬 나는 초록색과 흰색 인테리어가 시선을 끌었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화분과 연필, 대나무 칫솔과 수저 등 천연 소재로 만든 제품들을 진열해놓고 각각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카페 정체성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종이컵과 빨대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 생화학 분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고객이 텀블러를 가져오면 모든 음료를 500원 할인 판매한다.

    커피에는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 인증을 받은 원두를 사용한다. 환경 보호와 노동자 안전을 고려한 커피에 부여하는 인증이라고 한다.

    한 잔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2천500원이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료나 디저트도 판매한다.

    송명희 대표는 "고객 대부분이 어떤 카페인지 잘 모르고 와서 구경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생 위주인 고객들에게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설명하면 대체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아직 운영이 활발하진 않지만 그린그루브를 통해 청년 창업의 꿈을 펼치게 돼 좋다"며 "소비자가 매장에 용기를 가져오면 세제, 샴푸 등을 소분해서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린그루브 출범은 사회적기업 운영 경력이 5년 이상인 4개 업체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쓰레기 배출 최소화를 목표로 지난 2년간 머리를 맞댄 결과다.

    에이즈(AIDS) 감염인 자활을 지원하는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디자인업체 인플럭스, 친환경 커피 원두 공급업체 토브커피에이전시, 제빵업체 엘리롤하우스가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공동 생산·물류·마케팅·디자인을 통한 규모화로 사회적기업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브랜드 개발에 나선 것이다.

    그린그루브는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할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 진입 장벽을 낮추고 본사와 점주 간 갑질 없는 프랜차이즈 문화를 표방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대구테크노파크에 레드리본협동조합이 운영하던 카페를 테스트 매장으로 운영해 본 뒤 이번에 경북대점을 오픈했다.

    경북대점 오픈에는 청년 창업과 고용을 지원하는 대구광역자활센터가 뜻을 같이했다.

    청년층을 상대로 바리스타 과정 등을 운영하는 자활센터는 창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그린그루브와 손을 잡았다고 한다.

    연내에 달서구와 수성구에도 자활센터가 함께하는 2호점, 3호점이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카페 운영 외에 다회용기 보급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카페 밀집 지역에 컵 등 다회용기를 보급하고 이를 매일 수거·세척해서 다시 공급함으로써 제로웨이스트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취지에서다.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김지영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여타 기업과 달리 협업 모델을 만드는 강점이 있어 규모화를 통해 매출, 고용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환경을 생각하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데 그린그루브가 친환경 물결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