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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상처받는 이 없도록'…마음 치유사 된 세월호 생존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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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더는 상처받는 이 없도록'…마음 치유사 된 세월호 생존 학생

유가영씨, 생존 친구들과 비영리 단체 '운디드 힐러' 만들어 활동 트라우마로 한때 폐쇄병동 입원…이달초 참사 당일 이야기 담은 수필집 출간

(알리보TV경제新聞) 이미순 기자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라는 말이 있다. '상처받은 치유자'라는 뜻이다. 참사와 같은 트라우마를 견디며 겪은 내면의 성장을 다른 사람들을 치유하는 데 쓰는 사람을 일컫는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사고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당시 단원고 2학년 학생 유가영(26) 씨가 그 중의 하나다. 오랜 기간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던 유씨는 함께 생존한 친구들과 함께 2018년 비영리단체 '운디드 힐러'를 만들었다.

책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를 출간한 유가영 씨

[도서출판 다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운디드 힐러'는 아동·청소년의 트라우마 치료와 마음의 안정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인형극과 동화 이야기, 보드게임 등을 통해 아이들 마음의 그늘을 지우는 일이다. 올해는 안산시 청년 커뮤니티 지원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씨는 이달 초 참사 당일의 이야기를 담은 책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도 출간했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이 쓴 첫 수필집이다.

선상 식당에서 아침을 먹던 중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불안한 마음에 뛰쳐나가려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들려오던 그날의 기억을 9년 만에 털어놨다.

유씨가 참사 이야기를 꺼내 놓는 건 끔찍하게도 어려운 일이었다.

14일 연합뉴스가 유씨의 수필집을 출간한 도서출판 다른을 통해 진행한 유씨와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유씨는 사고 이후 극심한 PTSD에 시달렸다.

책 읽기를 좋아해 도서관 사서를 꿈꾸던 유씨는 참사 후 찾아온 해리성 장애로 난독증이 생겨 꿈을 접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우울증이 더욱 심해졌다. 대학생 시절에는 가족들과 상의 끝에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까지 했다. 우울증 약은 현재까지도 계속 복용 중이다.

           변덕연.png

그렇게 괴롭고 무기력한 젊은 날을 보내던 유씨가 달라진 계기가 '운디드 힐러' 활동이다. 같은 상처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세상으로 나와 마음 치료 수업을 받고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인형극을 만들면서 유씨의 마음도 조금씩 단단해졌다.

그런 유씨가 책 제목으로 쓴 '살아낸다'는 말뜻은 상처와 싸워 어떻게든 이겨보려 고집부리는 삶이 아니었다. 오히려 살기 위해선 내면의 아픔을 인정하고, 상처와 함께 일상을 살아내며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는 깨달음의 표현이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고, 평생에 남을 상처를 완전히 극복해내는 게 평범한 저로선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오랜 세월이 지나 깨달았어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안산 4.16기억교실

그가 찾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었다.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유씨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더 잘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음에 상처를 가진 아이들을 만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서로 공감과 위로를 나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산불 피해 어르신을 돕는 활동도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이 재난 후유증에 고통받는 사실도 알았고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도 느꼈어요."

참사 당일의 기억을 책으로 기록해 전하는 것도 '운디드 힐러'로서의 활동 중 하나라고 한다. 다양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과 온기를 전해 슬픔을 치유해보려는 노력이다.

"이태원 참사를 보며 세월호 때와 달라진 게 없는 대처 방법과 피해자들만 발버둥 쳐야 하는 악순환이 답답했어요. 그들에게 씌워지는 정치적인 시선도 안타까웠고요. 저는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다음 세대인 아이들도, 더 성장해 나갈 저희도 우리 앞에 벌어진 참사에 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