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화)
(알리보TV.경제新聞) 조경태 = 국회가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지만, 여야 대치는 한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데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선 문제를 놓고도 양측이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7월 임시국회는 지난 28일 종료됐고 8월 임시국회는 다음 달 16일 개회한다.
보름이 넘는 여름 휴지기지만, 국정조사와 이 후보자 문제를 둘러싼 여야 여론전은 국회가 열리는 시기 못지 않게 가열될 전망이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는 정쟁 수단', '못된 방탄 레퍼토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법 위반 사실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국조를 열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정쟁용"이라며 "우리 당은 관련 상임위원회를 무제한으로 열 수 있다. 따지고 물을 게 있다면 상임위에서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국민 의혹이 커지면 여권도 이를 '털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여당이 '불가론'을 고수하면 국회의장이 역할이 중요하므로 김 의장 설득도 병행할 것"이라며 국정조사 관철 의지를 드러냈다.
출판기념회 여야 원내대표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양극화 시대 한국의 민주주의의 발전방안' 출판기념회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대립각도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에서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특별법을 처리하자는 국민의힘과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이 이미 대치 중인데, 이 후보자 문제까지 겹치면서 충돌 양상이 더 격화할 걸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편향된 공영방송 정상화'를 책임질 적임자라며 엄호 태세를 취하고 있다. 야당이 비판하는 '방송장악' 우려는 오히려 민주당 정권에서 폭넓게 자행된 일이 아니냐고 맞서고 있다.
이 후보자 아들 학교폭력 논란 등 기존 의혹도 이미 모두 해명이 마무리된 사안이라며 청문회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발목 잡기, 생떼'로 규정하면서 신속한 청문회 개최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두고 '방송장악위원장'이라며 윤 대통령의 인사 철회가 있을 때까지 총력전도 불사할 각오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언론 사찰에 앞장선 것은 물론,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더해 지난 2010년 후보자 부인의 인사청탁 의혹까지 나왔기 때문에 '삼진아웃' 대상이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은 기존에 불거진 의혹을 부각하며 이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여론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청문회 과정에서 재산, 병역 등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후쿠시마 원전 희석·방류설비 도쿄전력은 지난 21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를 외국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준비를 마친 희석·방류 설비의 모습. 2023.07.21. [EPA 촬영]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도 여전히 정국 뇌관이다.
민주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맞서 기존의 당 대책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에 각 시도당 위원회까지 포함해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라는 전당적인 기구를 만들어 강력 대응을 벼르고 있다.
이 기구를 통해 여론전뿐 아니라 일본을 유엔(UN) 인권위에 제소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여야 오염수 대립도 다시 점화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등 기존 기구를 비롯해 과학적 근거를 들어 오염수 안전성을 설명하는 데 당력을 집중함으로써 국민을 안심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와 함께 수산물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수산업자 등을 위한 지원책도 계속 고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