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화)

  • 흐림속초13.4℃
  • 박무14.8℃
  • 흐림철원14.5℃
  • 흐림동두천15.0℃
  • 흐림파주15.6℃
  • 흐림대관령8.3℃
  • 맑음춘천15.2℃
  • 박무백령도12.2℃
  • 흐림북강릉13.1℃
  • 흐림강릉13.8℃
  • 흐림동해13.8℃
  • 박무서울16.8℃
  • 안개인천15.2℃
  • 맑음원주17.6℃
  • 구름많음울릉도13.2℃
  • 박무수원15.3℃
  • 맑음영월14.0℃
  • 흐림충주17.1℃
  • 흐림서산15.7℃
  • 흐림울진14.1℃
  • 박무청주18.0℃
  • 맑음대전16.0℃
  • 맑음추풍령14.1℃
  • 구름많음안동15.1℃
  • 맑음상주16.2℃
  • 구름많음포항15.0℃
  • 맑음군산15.6℃
  • 맑음대구15.7℃
  • 박무전주16.2℃
  • 구름조금울산14.1℃
  • 구름많음창원16.5℃
  • 구름조금광주16.8℃
  • 맑음부산16.6℃
  • 구름조금통영16.4℃
  • 박무목포16.9℃
  • 구름조금여수17.6℃
  • 안개흑산도15.5℃
  • 맑음완도16.5℃
  • 흐림고창
  • 구름조금순천13.0℃
  • 박무홍성(예)16.3℃
  • 구름많음16.0℃
  • 맑음제주17.6℃
  • 맑음고산17.7℃
  • 맑음성산17.6℃
  • 맑음서귀포18.4℃
  • 구름조금진주13.9℃
  • 흐림강화14.5℃
  • 구름많음양평16.5℃
  • 흐림이천17.0℃
  • 흐림인제13.4℃
  • 구름많음홍천15.5℃
  • 흐림태백10.0℃
  • 흐림정선군13.8℃
  • 맑음제천12.9℃
  • 맑음보은14.4℃
  • 흐림천안17.0℃
  • 맑음보령16.9℃
  • 맑음부여14.4℃
  • 맑음금산14.2℃
  • 맑음15.9℃
  • 흐림부안16.6℃
  • 맑음임실13.4℃
  • 맑음정읍15.6℃
  • 맑음남원14.6℃
  • 맑음장수11.5℃
  • 맑음고창군15.8℃
  • 맑음영광군14.8℃
  • 구름조금김해시16.3℃
  • 맑음순창군14.8℃
  • 구름조금북창원17.2℃
  • 구름조금양산시17.4℃
  • 맑음보성군15.2℃
  • 맑음강진군14.7℃
  • 맑음장흥14.2℃
  • 맑음해남14.6℃
  • 맑음고흥17.5℃
  • 맑음의령군14.3℃
  • 맑음함양군12.5℃
  • 구름조금광양시17.6℃
  • 맑음진도군15.6℃
  • 구름많음봉화12.8℃
  • 맑음영주13.5℃
  • 맑음문경14.5℃
  • 흐림청송군13.9℃
  • 흐림영덕14.1℃
  • 맑음의성13.0℃
  • 맑음구미15.7℃
  • 맑음영천14.8℃
  • 흐림경주시15.0℃
  • 맑음거창11.6℃
  • 맑음합천14.8℃
  • 맑음밀양17.0℃
  • 구름조금산청13.5℃
  • 구름조금거제17.3℃
  • 맑음남해17.5℃
  • 구름조금17.4℃
기상청 제공
15년전 경고한 '빈대의 재출현'…이미 공존했을 수도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

15년전 경고한 '빈대의 재출현'…이미 공존했을 수도

          image15.png

빈대 방역 안내문 붙이는 숙박업소

전국적으로 빈대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1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 숙박업소에서 부산진구청 직원들이 빈대관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부산시는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시내 숙박·목욕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2023.11.13 

[알리보TV.경제新聞] 이미순 기자 "지난 20여년간 국내에서 사라졌던 '빈대'가 최근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서 발견된 것을 두고 미국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중략) 감염병에 대한 방역도 중요하지만, 빈대 같은 해충에 대한 방역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례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인 2009년 1월, 국내에 빈대가 재출현한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기사 중 일부다.

연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용태순 교수 연구팀이 2007년 12월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30세 여성이 집에서 잡아 온 곤충을 조사한 결과, 20여년 넘게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빈대'로 확인됐고,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그 이유로는 당시 빈대에게 물린 여성이 미국 뉴저지에서 오랫동안 살다 9개월 전 한국에 들어와 이 건물에 입주한 점, 빈대가 발견된 다른 방들도 주로 단기 거주 외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이 들락날락한 점, 이 여성의 방 외에도 건물 내 다른 방에서 죽어 있는 빈대와 유충 등이 다량 발견됐던 점 등이 제시됐다.

용태순 교수는 그해 대한기생충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환자가 병원을 찾을 당시 빈대에 물린 자국이 손, 발과 피부 등에 선명했다"면서 "미국의 반대가 방역체계를 뚫고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감염병에 대한 방역처럼 빈대 같은 해충에 대한 방역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뒤 15년이 지난 2023년. 요즘 한국에서는 빈대 방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빈대 출현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지자체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하는 등 고강도 방역을 진행 중이다. 장관이 나서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빈대가 다시 출몰한 것으로 확인된 2007년쯤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빈대의 재출현이 처음 보고된 후 특별한 방역 대책이 없었던 점으로 볼 때 빈대가 지속해서 국내에 유입됐을 수 있고,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결국 살충제에도 죽지 않는 돌연변이까지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빈대의 재출현 이후 어쩌면 우리는 약 15년 동안 빈대와 공존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image16.png

빈대 방역 작업 진행하는 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 방역 담당 직원들이 제2터미널 라운지에서 빈대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3.11.17 [공동취재]

일각에서는 해외여행이 많은 젊은이의 경우 빈대에게 물리거나 목격했더라도 이 해충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 사례도 꽤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빈대가 흡혈을 통해 사람에게 빈혈 등의 증상을 유발했지만, 요즘 같은 영양상태에서는 빈대에게 물려도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흡혈하지 않은 빈대는 신용카드 두께보다 좁은 틈새에도 살 수 있을 정도여서 맨눈으로는 좀처럼 식별이 어렵다.

용 교수는 "2007년에 빈대가 출현한 이후 방역 관계자들 사이에서 미군 주거지 등을 중심으로 빈대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얘기가 있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지금의 빈대는 해외 유입종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개체수가 많지 않았을 때는 일반인이 찾고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가 많아지고 주목도가 높아진 지금에서야 비로소 눈에 보인다는 게 용 교수의 설명이다.

이제 빈대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미국, 프랑스, 영국, 홍콩, 남미, 아프리카 등이 빈대의 출현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빈대가 출몰하자 프랑스의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뉴욕으로 출장을 오면서 빈대가 옮겨졌을 수 있다는 '떠넘기기'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만으로 빈대 퇴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어쩌면 이제는 빈대와의 새로운 공존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용 교수는 "빈대는 인류문명이 만들어 낸 공생생물로, 오래전 동굴에 살던 인간과 함께했고, 집을 짓고 살 때는 다시 우리의 주거 공간으로 이동했다"면서 "빈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역은 해야 하지만, 빈대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 그대로의 의미인 셈이다.